밤

밤의 꽃 나가요.
나가요에 대한 사회의 시각은 곱지 많은 않은 편이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이들 자신마저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니 말이다.  주위에서 이들을 지켜보는 유흥업소 관계자를 대상으로 나가요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주류사 파견 사원
흔히 ‘나레이터 언니’‘홍보하는 언니’로 불리우는 이.
이들은 나가요와 마찬가지로 외모가 필수적이다. 면접 기준이 까다로와 수준급의 외모를 자랑한다. 모 양주회사에서 파견 나온 이들은 유흥업소를 돌며 숱한 나가요를 접한다. 자신의 나이 때와 비슷한 그녀들이 나가요를 가장 잘 이해하지 않을런지. 그녀들의 나가요에 대한 시각을 물어봤다.

24살이라 자신을 밝힌 P양은 나가요 아가씨들에 대해 딱히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막말로 자신도 밤에 일하는 여자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손님들에게 술을 따르는 경우도 있어 같은 저녁형 인간이라 생각한단다.

손님 옆에서 시중을 들고, 손님이 요구하는 것에 맞춰주고, 술 한 병을 팔기위해 전화번호를 줘야 하는 등 비슷한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들은 홍보와 판매를 함께하며, 판매 목표치가 정해져 있다고 한다.) 이어 P양은 밤에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는 아가씨들이 본성은 일반인에 비해 더 착하다며 호의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그녀는 나가요와 야한 여자의 구분을 강조한다.
주변에 도우미 생활을 하다 나가요로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을 보면 청바지 차림에 티하나 걸치고 출근하는 나가요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외관적으로 섹시한 스커트가 어울리는 여자가 학생인 경우도, ‘쟤는 분명 술집아가씨’로 생각되는 옷을 입은 아가씨가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 경우도 많다고 전한다. 반면 술집 아가씨가 술집에 출근할 때는 수수하게 입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면, 그녀의 평소 옷차림을 묻자, 섹시한 스타일의 컨셉을 좋아한다고 답한다. 동생이 나가요를 한다면 반대한다는 의견이었다.
 
그녀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녀의 나가요를 보는 시각은 사회의 시각에서 오는 우월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2차를 나가지 않고, 마음에 드는 남자와 섹스를 한다. 또한 외모와 스타일이 받혀주지 않는 나가요는 나가요의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그녀와 나가요의 공통점은 ‘예쁜 외모’라는 점 외에는 별다른 공통점을 찾아낼 수 없었다.

일반여성
주변에 나가요 친구가 많다는 한 여자를 만났다.
그녀는 꽤 열린 마인드를 갖고 있는데, 우선 외모가 받혀준다면 나가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동생이 나가요를 한다하면, 긍정반 부정반이란다.

하지만 예전과 비교해 요즘의 나가요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라는 얘기.
예전에는 가정이 어려워 생활비를 벌러 나온 이, 병환을 가진 노모를 모시는 이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어쩔수 없이 술집에 나가는 이가 많았다고 한다. 요즘은 어디를 고치기 위해, 그리고 초이스에서 선택되는 자기과시를 즐기기 위해 술집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는 것. 더욱이 아가씨들의 명품 선호와 유흥비 탕진은 요즘 나가요의 고질병이라 말한다.
 
결국 즐기기 위해 술을 따르는 이가 대부분이고, 유복한 애들도 많아 집안이 어렵다는 것은 옛말이라는 것이다. 충분한 용돈에 조신하게 있다가 시집갈만한 집 자제들이 단지 자기하고 싶은걸 더하기 위해 술과 몸을 판다는 얘기.
결국 돈 맛이 들고, 조신함이 없다는 얘기로 그녀의 얘기는 일단락 지어졌다. 일반 여성치고는 그녀들에 돌을 던지는 강도가 약하다는 말이다.

웨이터
나가요가 일하는 것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 그녀들의 생각을 가장 잘 읽을 것 같은 웨이터에게 물어봤다.

우선 안쓰럽고 불상하단다. 자신도 서비스를 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지만 대기실에 술취해 있는 그녀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 먼저란다. 하지만 내가 바람을 피면 사랑이고, 남이 바람을 피면 불륜이라는 말처럼, 열심히 사는 아가씨들은 일부라 생각, 사회의 시선에 생각을 같이 한다고 한다.

긍정도 아니고 부정도 아닌, 돈이 전부가 아닌데 쪼그려 앉아 술 취해있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애처로우면서도, 손님의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떠 앉는 그녀들을 볼 때면 ‘저게 사람이 할 짓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전한다.
결국, 나가요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이들 마저도 나가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다.
 
힘든 길을 가면서도 열심히 사는 아가씨, 사회가 내쳐 할 수 없이 화류계를 택한 이, 혹은 자신의 허영을 위해 술잔을 따르는 이들. 손님한테 욕먹고 때론 심한 짓도 참으며 살아가는 욕심 많은 밤의 요정들.
분명 나이에 비해 큰돈을 버는 이들 중에는 10년이 지나도 빚을 지고 있는 아가씨를 볼 수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화류계, 언제쯤이면 그녀들이 이들을 대하는 시각에 떳떳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