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길이 분홍으로 물드는 날_부산인테리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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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룡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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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길이 분홍으로 물드는 날
비가 내립니다.
해운대의 3월 끝자락, 달맞이 길에는 지금 아주 조용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빗소리라기보다는 숨소리에 가까운— 세상이 무언가를 준비하는 소리.
우산을 펴는 것도 아깝다 싶을 만큼 가느다란 빗줄기가 벚나무 가지 사이로 스며듭니다. 봉오리들은 그 물기를 머금고 조금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터지기 직전의 것들이 언제나 그렇듯— 가장 팽팽하고, 가장 고요하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저는 이 길을 참 여러 번 걸었습니다.
만개한 벚꽃 아래를 걸은 적도 있고, 꽃잎이 지고 난 뒤의 텅 빈 가지 사이로 바다를 바라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오래 마음에 남는 건 언제나 이 직전의 계절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터지지 않은, 그러나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는 이 시간.
달맞이 길에는 오래된 것들이 삽니다.
돌담도 오래됐고, 나무도 오래됐고, 이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오래됐습니다. 저도 이 길 위에서 오래된 사람입니다. 공간을 다듬는 일을 해오면서, 늘 이 길에서 생각을 빌려왔습니다. 좋은 인테리어란 결국 좋은 계절을 닮아야 한다고— 터지기 직전의 봉오리처럼, 딱 그만큼의 설렘을 품어야 한다고.
상가를 고르시는 분들이 가끔 물어보십니다.
"어떤 공간이 좋은 공간입니까?"
저는 달맞이 길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이 걸음을 늦추게 만드는 곳, 고개를 들게 만드는 곳, 괜히 오래 머물고 싶어지는 곳— 그런 공간이 좋은 공간이라고. 벚꽃이 사람을 붙잡는 건 예쁘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 아래서 시간이 다르게 흐르기 때문입니다.
노래방을 하셔도 그렇습니다.
어떤 공간에서 부르는 노래는 그냥 노래지만, 어떤 공간에서 부르는 노래는 기억이 됩니다. 그 차이는 조명 하나, 벽 한 면, 의자 하나에서 납니다. 달맞이 길의 벚꽃이 같은 꽃인데도 유독 오래 기억되는 것처럼.
부산은 넓습니다.
해운대에서 사직동까지, 서면에서 남포동까지, 기장에서 강서까지— 동네마다 결이 다르고, 골목마다 온도가 다릅니다. 저는 그 모든 곳에서 일해왔습니다. 번화한 서면의 상가도, 조용한 동래의 골목 카페도, 광안리 바닷가 앞 작은 가게도. 부산의 어느 골목이든, 공간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면 이야기가 바뀝니다.
상가 인테리어를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처음 문을 열기 전날 밤이 있습니다. 공사가 끝나고, 가구가 들어오고, 조명이 켜진 그 공간에 혼자 서 있는 순간. 그 순간이 달맞이 길의 봉오리 같습니다.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지만,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 터지기 직전의 설렘.
그 순간을 제대로 만들어드리고 싶습니다.
식당이든, 카페든, 주점이든, 원탁 가라오케든— 부산 어디든 찾아갑니다. 공간의 크기도, 예산의 규모도, 업종의 종류도 가리지 않습니다. 서면이든 해운대든 남포동이든 사하든— 부산 전 지역, 어느 골목이라도 괜찮습니다.
특히 원탁 가라오케는 오래 해온 일입니다.
단순히 예쁜 공간이 아니라, 손님이 다시 오고 싶어지는 공간. 한 번 온 분이 다음번엔 일행을 데려오는 공간. 그 차이가 어디서 나는지 저는 압니다. 조명의 온도, 동선의 흐름, 원탁 하나의 높이— 그 모든 것이 결국 그날 밤의 기억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 비가 그치면, 내일은 조금 더 피어 있을 겁니다.
모레는 또 조금 더. 그렇게 어느 날 아침, 아무 예고도 없이— 달맞이 길 전체가 한꺼번에 분홍으로 터질 겁니다. 당신의 공간도 그랬으면 합니다. 오래 준비한 것이 어느 날 환하게 열리는 것처럼—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무언가 터지는 느낌.
부산의 어느 골목에서든, 그 순간을 함께 만들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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