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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열리기 직전의 해운대에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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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룡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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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열리기 직전의 해운대에서...


3월의 끝자락은 애매한 계절입니다.


겨울이라 하기엔 공기가 너무 부드럽고, 봄이라 하기엔 아직 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딱 그 사이 어딘가— 15도를 갓 넘긴 해운대의 저녁은 그런 온도입니다. 차갑지도 않고, 그렇다고 따뜻하다고 말하기에도 조금 이른, 묘하게 마음을 헐겁게 만드는 그런 온도.

말맞이 길에는 아직 벚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봉오리만 맺혀 있습니다. 터지기 직전의 그것들이 가로등 불빛 아래 조용히 부풀어 오르고 있습니다. 지나치는 분들은 대부분 모르십니다.

 

고개를 들지 않으시니까요. 그러나 조금만 걸음을 늦추시고, 조금만 위를 올려다보시면— 그 봉오리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조금만 기다려. 곧이야.


봄은, 언제나 예고 없이 터집니다.


지금쯤 일을 마치셨을 것입니다.


하루의 끝에 피곤한 얼굴로 화면을 들여다보시다가, 어쩌다 검색을 하시다가, 어쩌다 이 글까지 흘러들어 오셨을 것입니다. 해운대를 검색하셨는지, 벚꽃을 검색하셨는지, 아니면 그냥 막연하게 어딘가를 가고 싶다는 마음에 이것저것 눌러보시다 여기까지 오셨는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압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는 것은, 마음 어딘가에 아직 오늘 밤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는 것을.

해운대의 3월 말은 1년 중 가장 짧은 시간입니다.


벚꽃이 피기 전의 이 며칠— 말맞이 길이 분홍으로 물들기 바로 직전의 이 순간은, 매년 너무 빨리 지나가버립니다. 만개한 벚꽃 아래를 걷는 것도 아름답지만, 저는 오히려 이 시간이 더 좋습니다. 아직 피지 않은 것들이 가득한 이 거리. 설레는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 이 공기.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이 예감.


그 예감이 틀린 적이 없었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으시며 해운대가 떠오르셨다면, 이번 주가 생각나셨다면,

말맞이 길의 그 봉오리들이 눈에 그려지셨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꽃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보인다고 했습니다. 아직 피지 않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알아보시는 분, 그 직전의 설렘을 즐길 줄 아시는 분에게만. 이 글이 마음에 걸리신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그런 분이십니다.


방문 계획을 잡으셨다면, 그 순간 이미 인연은 시작된 것입니다.

나머지는 해운대의 봄바람이 알아서 해드릴 것입니다.


15도의 바닷바람이 부는 밤,

벚꽃이 터지기 직전의 말맞이 길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부산 인테리어 문의전화 010 · 2559 · 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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