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본질"_이차핫플레이스에서...
작성자 정보
- 이소룡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8 조회
- 목록
본문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본질
아침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올 때, 나는 문득 생각한다.
우리는 왜 이토록 다른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가. 혼자서도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갈망하는가.
존 던은 "누구도 섬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짧은 시구 속에는 인간 존재의 본질이 담겨 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관계 속에 던져진다.
어머니의 품, 아버지의 손길, 형제자매의 장난, 친구들의 웃음소리. 이 모든 관계망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나라는 존재를 발견한다.
섬처럼 고립되어 있다고 느낄 때조차, 우리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실로 타인들과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의 끈을 끊는 순간, 우리는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린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정은 하나의 영혼이 두 개의 몸에 깃든 것이다."
대학 시절, 밤새 철학을 논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랐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 함께 있으면 편안한 침묵, 그리고 기쁨과 슬픔을 나눌 때 느끼는 깊은 연대감. 진정한 관계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영혼이 서로를 비추며 공명하는 것이다.
그런 관계 속에서 우리는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관계의 길은 늘 평탄하지만은 않다. 카를 융은 "타인과의 만남은 우선 우리 자신과의 만남이다"라고 했다.
이 말의 무게를 깨달은 것은 서른이 넘어서였다. 직장에서 유독 나를 힘들게 하는 동료가 있었다.
그의 태도, 말투,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에 거슬렸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내가 그에게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그가 내 안의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었다.
융의 말대로, 타인은 우리 내면의 그림자를 비추는 거울이다.
관계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미성숙함, 두려움, 상처를 발견한다.
그래서 관계는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가장 강력한 성장의 기회가 된다.
마르틴 부버는 "모든 진정한 삶은 만남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만남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아니다. 나와 그것의 관계가 아닌 나와 너의 관계, 즉 상대방을 도구나 대상이 아닌 온전한 인격체로 대하는 것이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수많은 얼굴들. 그들 각각이 나처럼 희로애락을 느끼는 존재라는 것을 잊을 때, 우리는 진정한 삶에서 멀어진다.
반대로 누군가를 온전히 너로 대할 때, 그 순간 세계는 변화한다.
칼릴 지브란은 "사랑하되 사랑을 속박으로 만들지 말라"라고 했다.
이 말은 특히 현대의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종종 관계를 소유하려 한다. 친구를, 연인을, 심지어 자녀까지도. 하지만 진정한 관계는 자유 속에서만 꽃 핀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의 성장을 위해 때로는 물러설 줄 아는 지혜. 집착이 아닌 사랑, 소유가 아닌 존중. 그것이 성숙한 관계의 모습이다.
어느 가을날, 오랜 친구와 화해했던 기억이 난다.
몇 달간의 침묵 끝에 먼저 손을 내밀었을 때의 떨림, 미안하다고 말하기까지의 용기, 그리고 다시 웃으며 마주했을 때의 따스함.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관계는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상처받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처 후에도 다시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다.
랄프 왈도 에머슨은 "친구란 우리 자신에 대한 걸작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맺는 관계는 결국 우리 자신을 반영한다.
어떤 사람과 친구가 되고, 어떤 관계를 유지하며, 어떻게 타인을 대하는가.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결국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저녁노을이 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다.
오늘 하루 어땠냐는 짧은 질문 속에는 던이 말한 연결의 필요성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영혼의 공명이, 융이 말한 자기 성찰의 기회가, 부버가 말한 진정한 만남에 대한 갈망이, 지브란이 말한 자유로운 사랑이, 그리고 에머슨이 말한 우리 자신의 걸작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관계는 불완전하고, 때로는 우리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오해하고, 배신당하고,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손을 내민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않고, 외롭고, 끊임없이 이해받고 싶어 하는 연약한 존재이기에.
결국 우리는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치유받고, 성장한다. 혼자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관계는 우리를 이끈다.
그리고 그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비로소 깨닫는다.
우리가 찾던 것은 완벽한 관계가 아니라, 불완전함을 껴안을 수 있는 용기였다는 것을. 그것이 바로 인간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가 아닐까.
@이차핫플레이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