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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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룡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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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의 꿈
해운대의 밤은 낮보다 더 화려하다. 네온사인이 모래사장을 물들이고, 파도 소리 사이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섞인다.
나는 그 웃음 속을 헤집고 다니며 쟁반을 든다.
오후 여섯시부터 새벽 두시까지, 여덟 시간의 밤이 내 하루의 전부를 차지한다.
강의실 책상에 앉아 있을 시간, 도서관에서 공부할 시간, 친구들과 소주 한잔 기울일 시간. 모두 포기했다.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든 순간, 나는 알았다. 이번 학기도 장학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집에 손 벌릴 수 없다는 것을.
어머니의 굽은 허리가 눈에 밟힌다.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시장에 나가시는 그 작은 등. "공부 열심히 해라"는 말 한마디에 담긴 무게를 나는 안다.
아버지는 말이 없으시다. 그저 담배만 피우신다. 공장에서 삼십 년을 일하셨지만, 정년은 아직 멀었고 몸은 이미 늙었다.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기계적으로 미소 짓고, 고개 숙이고, 다시 주방으로 향한다.
발이 아프다. 허리가 저린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다음 학기 등록금의 절반쯤 된다.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는 검다.
낮에 보던 그 반짝이는 에메랄드빛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먹물을 쏟아놓은 듯 칠흑같다. 하지만 나는 안다.
동이 트면 저 바다도 다시 빛날 것이라는 것을. 파도가 아무리 거칠어도, 밤이 아무리 길어도, 아침은 반드시 온다는 것을.
퇴근길, 새벽 두시 반. 텅 빈 전철 안에서 나는 가방에서 전공책을 꺼낸다.
졸음과 싸우며 한 페이지, 두 페이지 넘긴다.
내일 오전 수업 전에 읽어야 할 분량이다.
눈꺼풀이 무겁다. 하지만 놓칠 수 없다. 이 시간마저 포기하면,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버릴 것 같다.
고시원 방에 들어서면 세 평의 세계가 나를 맞는다.
책상, 침대, 그리고 작은 창문.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해운대의 불빛들. 저기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여전히 웃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사랑을 속삭이고, 누군가는 축배를 들 것이다.
나도 언젠가는 저 빛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땀 흘려 번 돈이 아니라, 내가 가진 능력으로 정당하게 평가받는 사람. 부모님께 "이제 그만 쉬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동생에게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졸업장을 받는 그날, 나는 이 밤들을 기억할 것이다.
발바닥이 아팠던 순간들, 눈물을 참았던 순간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순간들. 그것이 내 훈장이 될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당신들의 아들은 지금 밤바다에서 꿈을 건지고 있습니다.
파도에 씻겨 내려가지 않도록, 두 손으로 꼭 움켜쥐고 있습니다. 이 꿈이 영글어 열매 맺는 날, 가장 먼저 그 달콤함을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비록 어둡고 춥지만, 나는 압니다.
새벽은 가장 어두운 순간 직후에 온다는 것을. 그리고 나의 새벽도, 이제 멀지 않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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